본문 바로가기

보관함/기록

즐거운 편지 / 황동규

즐거운 편지

- 황동규


1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 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 보리라,


2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 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그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 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보관함 > 기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저녁에 / 김광섭  (0) 2018.07.15
이런 시 / 이상  (0) 2018.06.27
풀꽃 / 나태주  (0) 2018.05.27
방문객 / 정현종  (0) 2018.05.21
사람이 온다 / 이병률  (0) 2018.05.21
흔들리며 피는 꽃 / 도종환  (0) 2018.02.14
귀천 / 천상병  (0) 2018.02.09
살아남은 자의 슬픔  (0) 2017.0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