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다시 길을 잃다
김기만
쓰레기 매립장을 지날 때
언젠가 버린 꿈들도 보았지
쓰레기 냄새 젖은 코스모스가 정겨운
퇴근길
속도 잃은 첫사랑 카메라에 찍히고
가위 눌린 꿈 하나 제한된 시간을 담배처럼 태우고 나니
가을은 미치고 퇴근길은 언제나 어지러워
어쩌다 이렇게 멀리 왔을까 싶어
백미러를 봤을 때 어느덧 서른 위에 서 있었지
나를 지키던 어린 날의 꿈들이
전혀 새로울 것 없이 익숙해진 모습으로
삶의 주위를 서성거릴 뿐
길 잃는 나이에 도착하고 차표 한 번 다시 본다
어디로 가는지
어디에 길이 있는지
그리울 것 하나 없이 다람쥐가 돌고 돈다
또 한 바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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