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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관함/기록

처음 가는 길 도종환



처음 가는 길 
도 종 환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은 없다

다만 내가 처음 가는 길일 뿐이다
누구도 앞서 가지 않은 길은 없다
오랫동안 가지 않은 길이 있을 뿐이다

두려워 말아라

두려워하였지만
많은 이들이 결국 이 길을 갔다

죽음에 이르는 길조차도
자기 전 생애를 끌고 넘은 이들이 있다

순탄하기만 한 길은 길 아니다
낯설고 절박한 세계에 닿아서 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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