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
(이성부의 시 ‘봄')
봄이니까 봄나물
“예부터 단오 전에 나는 풀들은 모두 약초라 했다. 햇빛과 바람에 튼튼하게 억세져 풀독이 오르기 시작하는 단오 전에 나는 풀들을 우리는 ‘봄나물’이라 부르며 봄 밥상에 자주 올려 먹었다. 봄나물의 싱그럽고 산뜻한 맛은 겨우내 묵은 음식들을 먹느라 쿰쿰해진 입안을 싱그럽게 한다. 겨우내 움츠렸던 몸에 활력을 주고, 무겁게 가라앉은 정신에 반짝 생기를 준다.” 자연식 전문가 문성희 선생이 저서 <문성희의 쉽게 만드는 자연식 밥상>에서 언급한 구절이다. 냉이, 달래, 두릅, 취나물, 참나물 등 봄이면 가까운 마트에만 가도 10가지 이상 봄나물을 만날 수 있다. 산이나 들에서 채취하는 노지 나물만큼 진한 향은 덜하지만 겨우내 잃은 입맛을 살리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손질과 다루기
나물은 손질해서 생으로 먹는 것이 아니면 대부분 데쳐서 요리한다. 나물에 따라 데치는 시간이 다르지만 가장 질긴 부분을 손으로 눌러봐서 뭉개지지 않을 정도로 데치면 된다. 연하고 부드러운 나물은 끓는 물에 넣고 10초 이내로 살짝만 데친다. 무칠 때는 물기를 꼭 짜야 한다. 물기가 많으면 양념이 제대로 배지 않아 싱겁고 또 질척거려 맛이 없다. 물이 더 이상 떨어지지 않고 보송보송하도록 꼭 짠다.
쌉싸래한 나물 쓴맛 없애기
냉이, 두릅, 쑥, 머위, 씀바귀 등 봄나물은 봄철 나른한 몸에 활력을 주고 입맛을 찾아주는 귀중한 식재료다. 그러나 쓴맛이 돌아 자칫 잘못 조리하면 나물 맛을 망칠 수 있다. 쓴맛을 즐기지 않는다면 먼저 쓴맛을 잘 우려내고 사용하는 것이 좋다. 끓는 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나물을 데친 후 찬물(얼음물)에 얼른 담가 남은 열을 바로 빼는 것이 중요하다. 쓴맛이 강한 나물은 찬물에 잠시 더 담가뒀다가 사용한다.
보관해가며 먹기
나물은 냉장실에서 최대 1주일 정도 보관이 가능하다. 물기 없는 상태로 시들거나 상한 부분을 다듬어 손질한 후 신문지나 키친타월로 감싸고 위생팩에 넣어 보관한다. 냉동하면 좀 더 오랜 시간 보관할 수 있다. 끓는 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나물을 데쳐 곧바로 찬물에 담가 식힌다. 나물이 식으면 물기를 짜지 말고 소분해 냉동 보관한다. 물기 없이 얼리면 나중에 해동해 먹을 때 질기다. 산나물을 한 번에 많이 채취해 잘 말리면 1년 정도 두고 먹을 수 있다. 고사리, 취나물, 곤드레 등 각종 산나물을 삶아서 잘 말려두었다가 나물이 안 나는 계절에 먹는다.
두릅
봄을 대표하는 줄기 채소다. 참두릅, 개두릅, 땅두릅 등 여러 종류가 있다. 단백질과 비타민 C를 다량 함유했지만 독성이 약간 있으므로 꼭 끓는 물에 데쳐 먹는다.
다듬기 참두릅은 나무 밑동을 자르고 줄기의 가시를 제거한다. 개두릅, 땅두릅은 그대로 씻어 줄기째 조리한다. 맛있게 먹기 가장 손쉬우면서도 맛있게 먹는 법은 숙회다. 살짝 데친 뒤 찬물에 헹궈 초고추장을 곁들여 먹는다. 색다르게는 초밥 위에 고추장을 살짝 바르고 데친 두릅을 올려 초밥으로 즐길 수도 있다.
봄동
겨울 배추보다 구수하고 들큼한 맛이 나서 봄철 입맛을 돋우기에 안성맞춤이다. 비타민 C, 칼슘, 칼륨이 풍부하다.
다듬기 모양이 반듯하고 속은 연한 작은 잎으로 꽉 찬 게 신선하다. 맛있게 먹기 연한 잎은 겉절이와 쌈처럼 생으로 먹고, 크고 뻣뻣한 잎은 국이나 부침으로 조리한다. 봄동을 넉넉히 넣고 밥을 짓거나 콩가루를 풀어 넣고 국을 끓여도 구수하고 맛있다. 봄동을 슬쩍 데쳐 간장과 깨소금으로 가볍게 무친 봄동무침은 봄철에 더없이 좋은 반찬이다.
다듬기 모양이 반듯하고 속은 연한 작은 잎으로 꽉 찬 게 신선하다. 맛있게 먹기 연한 잎은 겉절이와 쌈처럼 생으로 먹고, 크고 뻣뻣한 잎은 국이나 부침으로 조리한다. 봄동을 넉넉히 넣고 밥을 짓거나 콩가루를 풀어 넣고 국을 끓여도 구수하고 맛있다. 봄동을 슬쩍 데쳐 간장과 깨소금으로 가볍게 무친 봄동무침은 봄철에 더없이 좋은 반찬이다.
냉이
봄나물 중 단백질 함량이 가장 높아 혈액순환과 소화 및 해독 기능, 보혈 작용 등 몸에 두루두루 좋다.
다듬기 냉이는 뿌리가 너무 굵지 않고 곧고 연하며 잎이 작고 가늘수록 좋다. 냉이의 맛과 향이 집중된 뿌리는 되도록 상처 나지 않게끔 검은 부분만 긁어낸다. 누런 잎도 뗀다. 맛있게 먹기 신선한 해산물과도 잘 어울려 해산물과 함께 볶거나 섞어 튀김으로 먹기도 한다. 소고기전골을 끓일 때 마지막에 넣으면 냉이의 은은한 향이 어우러져 별미다. 아주 어린 싹은 생으로 샐러드로 먹기도 한다.
방풍잎
달면서도 쌉싸름한 맛이 난다. 독특한 향이 강하고 독이 없으며 따뜻한 성질을 가지고 있다. 황사나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물질의 체내 흡수를 막는 효과가 있어 해독초라고도 불린다.
다듬기 잎과 줄기가 너무 억세지 않고 연한 것이 좋다. 잎이 신선하고 줄기가 길지 않으며, 향기가 좋은 것을 고른다. 맛있게 먹기 보통 무침이나 겉절이, 전으로 많이 먹는다. 자극적인 양념과 기름진 요리를 피해 방풍 자체의 영양소를 더 많이 흡수할 수 있도록 섭취하는 것이 좋다.
돌나물
식욕을 촉진하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성인병 예방에도 좋은 식재료다. 칼슘과 비타민 C가 풍부해 주로 익히지 않고 생채로 먹는다.
다듬기 오래 손질하면 풋내가 나므로 누런 잎만 떼어낸 뒤 살짝 씻는다. 맛있게 먹기 돌나물은 풋풋한 향과 씹는 질감이 좋아 주로 생채로 먹는다. 초고추장에 무치거나 풀죽을 쒀서 물김치를 담가도 별미다. 오징어회나 생선회 무침에 넣어 비빔밥으로 먹어보길 추천한다. 단, 조직이 연하고 약하므로 생채로 먹으려면 먹기 직전에 양념에 무친다.
참나물
미나리와 모양새가 비슷한 참나물은 향이 독특해 봄철 식욕을 북돋아준다. 잎이 부드럽고 소화가 잘되며 섬유질이 많아 변비에도 도움이 된다.
다듬기 잎이 작고 줄기가 가늘며 향이 강한 것이 좋다. 맛있게 먹기 봄나물 중에서 참나물은 향이 특별해 밥을 지어 양념장을 곁들여 먹으면 맛있다. 생으로 간장이나 고춧가루 등을 넣어 무치기도 하고, 데쳐서 된장, 다진 파, 참기름, 조청, 다진 마늘 등을 넣고 무쳐도 맛있다.
맛있게 조리하기
나물은 대부분 생으로 무치거나 데쳐서 무쳐 먹는다. 참기름이나 들기름을 넣어 무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봄나물을 무칠 때는 기름에 인색해야 한다. 봄나물 특유의 향을 고스란히 느끼기 위해서인데 한두 방울만 떨어뜨리는 것이 좋다. 나물을 무칠 때 마지막에 참기름을 넣어야 간이 잘 밴다. 마늘이나 파는 넣지 않거나 조금만 넣어야 나물 고유의 향을 즐길 수 있다. 무친 봄나물을 뜨끈한 밥에 올리고 고추장 한 숟가락을 얹어 쓱쓱 비벼 먹으면 맛있다. 향이 좋은 산나물은 쌈채소로 이용해도 좋다. 참취나 곰취는 깨끗이 씻어 고기를 올려 쌈으로 먹으면 육류의 냄새도 잡아주고 영양 면에서도 궁합이 잘 맞는다.
사찰 음식이나 자연식 음식이 인기를 끌면서 봄나물도 색다르고 다양한 레시피가 제안되고 있다. 취나물과 같이 향이 좋은 나물을 밥을 뜸들이기 직전에 밥솥에 올려 살짝 김만 쐰 뒤 양념장을 얹어 비벼 먹으면 별미인 봄나물밥을 비롯해 봄나물을 얹은 생채소강된장비빔밥이 인기다. 기자가 직접 해본 메뉴 중에서 봄나물김밥을 제안하고 싶다. 김밥을 쌀 때 참나물과 같은 봄나물을 생으로 올리면 식감도 좋고 향기도 좋다. 나물을 싫어하는 아이들도 좋아한다. 건강을 생각한다면 햄을 빼고 두부를 구워 넣어도 좋다. 고기를 곁들여 샤브샤브로 먹어도 맛있다. 고기의 감칠맛과 봄나물의 향이 어우러진 국물에 국수를 말아 먹어도 별미다. 사찰에서는 냉이와 같이 향이 좋은 나물은 표고버섯과 채소로 맛을 낸 맑은 채수로 떡국을 끓여 먹기도 한다. 이밖에도 파스타나 전, 튀김과 같이 다양한 요리에 활용이 가능하다.
봄나물을 이용해 장아찌를 담가도 좋다. 방풍, 취나물, 두릅 등 봄나물을 깨끗이 손질해 씻어 물기를 뺀 다음 그늘에서 1시간 정도 말린다. 간장, 식초, 설탕을 섞어 불에 올리고 한번 팔팔 끓으면 불을 끈다. 소독한 용기에 산나물을 담고 간장물이 뜨거울 때 붓는다. 다음 날 간장물을 따라내어 냄비에 붓고 다시 끓여 식힌 다음 재료에 부어서 냉장 저장한다. 이렇게 만든 장아찌는 밥반찬으로도 좋지만 고기와 함께 먹어도 맛있다. 물기를 꼭 짜서 김밥 쌀 때 우엉이나 단무지 대신 넣어도 잘 어울린다.
취나물
단백질, 칼슘, 인, 철분, 비타민 B₁·B₂, 나이아신 등을 함유한 알칼리성 식품이다.
다듬기 잎은 너무 크지 않고 단단해 보이며 탄력 있는 것이 좋다. 뻣뻣한 줄기를 자르고 흐르는 물에 흔들어 씻는다. 맛있게 먹기 취는 무치거나 생쌈으로 먹고 나물밥을 지어 먹어도 좋다. 약간 억센 취는 삶아서 김밥에 넣기도 하고 묵나물로 말려서 두었다가 1년 내내 먹기도 한다. 말린 나물도 맛있지만 생으로 먹을 때 더 향긋하고 고소한 맛이 난다. 국간장, 들기름, 다진 파, 다진 마늘 넣어 무친 뒤 팬을 달궈 식용유를 두르고 양념한 취나물을 넣고 멸치다시마육수를 조금 넣어 볶으면 맛있다.
세발나물
해안가에서 염분을 먹고 자라 자체에 약간 짠맛이 있는 나물로 갯나물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나트륨, 칼슘, 마그네슘, 무기질 등이 풍부하고 특히 칼슘이 시금치의 20배 이상 들어있다.
다듬기 잎이 무르지 않고 파릇파릇한 것을 고른다. 농약 등을 뿌리지 않아 찬물에 가볍게 씻어 물기를 빼고 사용한다.
맛있게 먹기 가장 손쉽게는 간장, 다진 파, 참기름, 다진 마늘, 깨소금, 고춧가루를 넣어 무쳐 먹는다. 각종 고기 요리에 겉절이처럼 곁들이거나 상큼한 소스를 더해 샐러드처럼 즐겨도 좋다. 비빔밥에 넣어 먹어도 맛있다.
머위
머위 잎에는 비타민 A와 칼슘이 풍부하게 들어있어 골다공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쌉싸래한 머위 잎은 봄철에만 맛볼 수 있다.
다듬기 줄기가 너무 굵거나 가늘지 않으며, 손가락으로 잡았을 때 팽팽해야 한다. 맛있게 먹기 잎이 큰 머위는 찜통에 쪄 강된장을 곁들여 쌈 싸먹으면 쌉싸래한 맛에 입맛이 돈다. 어린 머위는 생으로 초고추장에 무치거나 살짝 데쳐 간장에 무치면 쌉싸래한 맛이 일품이다. 집된장과 고추장을 같은 분량으로 넣고 버무린 뒤 참기름을 살짝 돌려도 훌륭한 나물 반찬이 된다. 잎과 줄기를 밑동까지 따서 장아찌를 담그기도 한다.
달래
알싸한 향의 달래는 알뿌리가 굵을수록 좋다. 뿌리에 비타민과 칼슘이 가득 담겨 있어서다. 빈혈은 물론 간 기능 강화와 동맥경화 예방에도 효능이 있다. 다듬기 알뿌리가 굵은 것, 마르지 않고 푸른 줄기가 신선한 것을 고른다. 맛있게 먹기 고춧가루, 식초, 고추장, 설탕, 참기름, 다진 마늘, 통깨를 넣고 무쳐 생채처럼 먹는다. 된장찌개를 끓일 때 마지막에 넣어 향을 더하기도 한다. 밥 위에 소고기, 당근, 달걀지단, 달래를 올린 뒤 비빔고추장을 넣어 비벼 먹어도 맛있다. 간장에 달래를 썰어 넣고 달래간장을 만들어 비빔장으로 즐기기도 한다.
나물에 어울리는 양념
고추장 씀바귀, 미나리 등 나물 맛이 강하고 쓴맛이 나는 나물
된장 취나물, 비름과 같이 씹을수록 고소하거나 풋내가 나는 나물
국간장 깻잎순, 고사리와 같이 나물 본연의 맛과 향을 살리고 싶을 때
소금 호박, 무처럼 나물 색을 살리면서 담백한 맛을 살리고 싶을 때
매실액+된장 냉이, 달래, 쑥, 씀바귀, 두릅 등에 구수하면서도 부드러운 고향의 맛을 느끼고 싶을 때
액젓 봄동, 봄배추, 달래, 돌나물, 돌미나리, 유채 같은 봄 잎채소를 샐러드처럼 즐기고 싶을 때
된장 취나물, 비름과 같이 씹을수록 고소하거나 풋내가 나는 나물
국간장 깻잎순, 고사리와 같이 나물 본연의 맛과 향을 살리고 싶을 때
소금 호박, 무처럼 나물 색을 살리면서 담백한 맛을 살리고 싶을 때
매실액+된장 냉이, 달래, 쑥, 씀바귀, 두릅 등에 구수하면서도 부드러운 고향의 맛을 느끼고 싶을 때
액젓 봄동, 봄배추, 달래, 돌나물, 돌미나리, 유채 같은 봄 잎채소를 샐러드처럼 즐기고 싶을 때
출처 : 여성조선, 굿모닝 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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