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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관함/바람

산티아고 순례길

카미노 데 산티아고(Camino de Santiago)


이 길은 당신을 무너뜨리는 동시에 다시 일으켜 세운다. 

_ 영화 '나의 산티아고'


천 년의 세월 동안 무수한 사람들이 조개껍질을 매달고 지팡이를 짚으며 걸어온 길이 있다. 예수의 열 두 제자 중 하나였던 야고보(스페인식 이름은 산티아고)의 무덤이 있는 스페인 북서쪽의 도시 산티아고데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la)로 가는 길이다. 가장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길은 ‘카미노데프란세스(프랑스 사람들의 길)’이라고 불리는 코스. 프랑스 남부의 국경 마을인 생장피데포르에서 시작해 피레네 산맥을 넘어 산티아고데콤포스텔라까지 이어지는 800km다. 모든 갈림길마다 노란 화살표와 조개껍질로 방향을 표시해준다. 덕분에 길을 걷기보다 길에서 헤매기 바쁜 길치들조차 최종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다다를 수 있다. 마을마다 있는 ‘알베르게’라 불리는 순례자 전용 숙소에서 잠자리와 취사를 해결할 수 있어 유럽의 비싼 물가도 가뿐하게 극복할 수 있다. 그 길에는 전설보다 오래된 교회와 십자군 전쟁의 흔적, 성당기사단의 비밀과 마녀로 몰린 여자들의 화형대, 로마시대의 돌길까지 상상력을 자극하는 자취로 가득하다. 진한 역사의 향기가 배어있는 길이다.


길이 품은 풍경은 다양하다. 도전 의식을 고취하는 첫 장벽 피레네 산맥을 무사히 넘어 '나바라'를 지나면 푸른 포도밭이 일렁이는 '라 리오하'. 스페인이 자랑하는 양질의 와인생산지역이기에 내내 붉어진 얼굴을 피할 수 없다. 나무 한 그루 없는 황금빛 밀밭이 지평선을 이루며 펼쳐지는 '메세타'는 금빛 머리칼을 지닌 누군가를 떠올리며 걷게 되는 고독의 평원. 그 사이 세월의 더께로 반짝반짝 빛나는 돌길이 깔린 옛마을과 위풍당당한 교회를 지나고 양떼들과 함께 걸어가는 푸른 초지와 구릉이 이어진다. 오랜만에 만나는 도시의 풍경이 낯설게 다가오고, 다시 작은 마을을 지나 나무와 숲이 우거진 산을 넘으면 마침내는 바다로 향하는 길목이다. 북유럽 사람들이 그토록 질투하는 스페인의 태양이 지긋지긋해질 무렵, “햇볕을 위해 기도하되, 비옷 준비를 잊지 마라.”는 땅 '갈리시아'에 들어서게 된다. 흩뿌리는 가는 비를 맞으며 참나무 숲길을 걷고 나면 마침내 산티아고데콤포스텔라의 대성당 앞에 서게 된다. (출처 : 네이버 캐스트)


찾아가는 길 

프랑스의 파리 몽파르나스역에서 기차를 타고 ‘생장피데포르’로 간다. 그곳에서 ‘크레덴시알’로 불리는 순례자 전용 여권을 만들고 시작한다. 다음날 넘어야 하는 피레네 산맥이 부담스럽다면 스페인 쪽의 론세스바예스부터 시작해도 된다.


여행하기 좋은 때 

전통적으로 순례자들이 가장 바라는 산티아고 입성일은 ‘산티아고 성인의 날’인 7월 25일이다. 따라서 여름은 언제나 붐빌 수밖에 없다. 4월과 5월, 9월과 10월이 날씨도 좋고, 길도 덜 붐빈다. 겨울에는 문을 닫는 숙소가 많기 때문에 힘들다.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가 있으면 싸워야지 현실에 순응하면 세상은 변하지 않습니다. 준비성이 철저해 체력훈련을 하는 사람도 많은데 그렇게 준비해도 실제로 와보면 많이 다릅니다. 중요한 건 현장에서 부딪치는 거죠. 결심을 했을 때 그냥 첫발을 떼세요. 순례 여행은 거창한 것이 아닌, 자신을 천천히 돌아보는 여행입니다. _파울로 코엘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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