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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훗날 / 김소월 먼 훗날 김소월 먼 훗날 당신이 찾으시면 그때에 내말이 '잊었노라' 당신이 속으로 나무라면 '무척 그리다가 잊었노라' 그래도 당신이 나무라면 '믿기지 않아서 잊었노라' 오늘도 내일도 아니 잊고 먼훗날 그때에 '잊었노라' 더보기
너의 하늘을 보아 박노해 너의 하늘을 보아 박노해 네가 자꾸 쓰러지는 것은.. 네가 꼭 이룰 것이 있기 때문이고, 네가 지금 길을 잃어버리고 방황하는 것은.. 네가 반드시 가야만 할 길이 있기 때문이야. 그렇게 힘든 길이지만, 네가 울면서도 그 길을 재촉하는 것은.. 네 인생에 반드시 꽃피워 낼 것이 있기 때문이야. 너무 힘들어 주체할 수 없을만큼, 눈물이 흐르고 가슴이 답답할때는 가만히 눈을 감고 네 마음속 가장 깊은 곳에 가 닿는.. 너의 하늘을 보아... 더보기
인생을 다시 산다면 인생을 다시 산다면나딘 스테어 인생을 다시 산다면 다음번에는 더많은 실수를 저지르리라 긴장을 풀고 몸을 부드럽게 하리라 이번 인생보다 더욱 운둔해지리라. 가능한 한 매사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며 보다 많은 기회를 붙잡으리라. 여행을 더 많이 다니고 석양을 더 구경하리라. 산에도 더욱 자주 가고 강물에서 수영도 많이 하리라 아이스크림은 많이 먹되 콩요리는 덜 먹으리라 실제적인 고통은 많이 겪을 것이나 공상적인 고통은 가능한 한 피하리라. 보라, 나는 시간시간을 하루를 의미있고 분별있게 살아가는 사람의 일원이 되리라 아, 나는 많은 순간들을 맞았으나 인생을 다시 시작한다면 그러한 순간들을 더 많이 가지리라. 사실은 그러한 순간들 외에는 다른 의미 없는 시간들을 갖지 않도록 애쓰리라 오랜 시간을 두고 .. 더보기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 칼릴 지브란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 칼릴 지브란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 그래서 하늘 바람이 너희 사이에서 춤추게 하라. 서로 사랑하라. 그러나 사랑으로 구속하지는 말라. 그보다 너희 혼과 혼의 두 언덕 사이에 출렁이는 바다를 놓아 두라. 서로의 잔을 채워 주되 한 쪽의 잔만을 마시지 말라. 서로의 빵을 주되 한 쪽의 빵만을 먹지 말라.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즐거워하되 서로는 혼자 있게 하라. 마치 현악기의 줄들이 하나의 음악을 울릴지라도 줄은 서로 혼자이듯이. 서로 가슴을 주라. 그러나 서로의 가슴속에 묶어 두지는 말라. 오직 큰 생명의 손길만이 너희의 가슴을 간직할 수 있다. 함께 서 있으라. 그러나 너무 가까이 서 있지는 말라. 사원의 기둥들도 서로 떨어져 있고 참나무와 삼나무는 서로의 그늘속에선 자랄 수 없다.. 더보기
잠이나 자게 백창우 잠이나 자게 백창우 잠이나 자게 그렇게 마음이 쓸쓸하고 막 울고 싶을 땐 일찍 집에 들어가 잠이나 자게 세상에 고운 사람 하나 없고 모든 게 다 귀찮아 질 땐 그저 죽은 듯 하루종일 잠이나 자게 전화도 내려놓고 탁상시계도 내다놓고 문도 꼭 걸어 잠그고 불도 다 끄고 실컷 . . . . . . . . . . . . 잠이나 자게 세상에 그리운 이 하나 없고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을 땐 그저 죽은 듯 하루종일 잠이나 자게 더보기
처음 가는 길 도종환 처음 가는 길 도 종 환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은 없다 다만 내가 처음 가는 길일 뿐이다 누구도 앞서 가지 않은 길은 없다 오랫동안 가지 않은 길이 있을 뿐이다 두려워 말아라 두려워하였지만 많은 이들이 결국 이 길을 갔다 죽음에 이르는 길조차도 자기 전 생애를 끌고 넘은 이들이 있다 순탄하기만 한 길은 길 아니다 낯설고 절박한 세계에 닿아서 길인 것이다 더보기
퇴근길, 다시 길을 잃다 김기만 퇴근길, 다시 길을 잃다 김기만 쓰레기 매립장을 지날 때 언젠가 버린 꿈들도 보았지 쓰레기 냄새 젖은 코스모스가 정겨운 퇴근길 속도 잃은 첫사랑 카메라에 찍히고 가위 눌린 꿈 하나 제한된 시간을 담배처럼 태우고 나니 가을은 미치고 퇴근길은 언제나 어지러워 어쩌다 이렇게 멀리 왔을까 싶어 백미러를 봤을 때 어느덧 서른 위에 서 있었지 나를 지키던 어린 날의 꿈들이 전혀 새로울 것 없이 익숙해진 모습으로 삶의 주위를 서성거릴 뿐 길 잃는 나이에 도착하고 차표 한 번 다시 본다 어디로 가는지 어디에 길이 있는지 그리울 것 하나 없이 다람쥐가 돌고 돈다 또 한 바퀴를 더보기
눈 천양희 눈 천양희 바람소리 더 잘 들으려고 눈을 감는다 어둠 속을 더 잘 보려고 눈을 감는다 눈은 얼마나 많이 보아버렸는가 사는 것에 대해 말하려다 눈을 감는다 사람인 것에 대하여 말하려다 눈을 감는다 눈은 얼마나 많이 잘못 보아버렸는가 더보기
차 잎을 따며 김현성 차 잎을 따며 김현성 비가 오기 전에 그대가 왔으면 좋겠다 산 너머 하늘 어두운데 염주알 빗방울 스님 말씀 비가 온다는데 차잎을 따며 내 마음을 우려내, 그대 어서와 그리움 나누고 싶다 더보기
침묵하는 연습 유안진 침묵하는 연습 유안진 나는 좀 어리석어 보이더라도 침묵하는 연습을 하고 싶다. 그 이유는 많은 말을 하고 난 뒤일수록 더욱 공허를 느끼기 때문이다. 많은 말이 얼마나 사람을 탈진하게 하고 얼마나 외롭게 하고 텅비게 하는가? 나는 침묵하는 연습으로 본래의 나로 돌아가고 싶다. 내 안에 설익은 생각을 담아두고 설익은 느낌도 붙잡아 두면서 때를 기다려 무르익히는 연습을 하고 싶다. 다 익은 생각이나 느낌 일지라도 더욱 지긋이 채워 두면서 향기로운 포도주로 발효되기를 기다릴 수 있기를 바란다. 침묵하는 연습, 비록 내 안에 슬픔이건 기쁨이건.. 더러는 억울하게 오해받는 때에라도 해명도 변명조차도 하지 않고 무시해 버리며 묵묵하고 싶어진다. 그럴 용기도.. 배짱도.. 지니고 살고 싶다.. 더보기